원가·의사결정
부품값보다 관리비가 더 든다 — C급 자재 관리 총비용(TCO) 계산법
개당 30원짜리 너트를 사는 데 구매 담당자가 견적을 세 군데 받고, 발주서를 쓰고, 입고를 검수하고, 월말에 세어 보고, 결국 하나가 모자라 퀵으로 받아 옵니다. 이 과정의 비용은 어느 계정과목에도 “너트 관리비”로 찍히지 않습니다. 찍히지 않으니 줄일 대상도 되지 못합니다.
C급 자재 관리 개선안이 결재에서 막히는 이유는 대개 효과가 없어서가 아니라 효과를 표현할 숫자가 없어서입니다. “불편하다”는 결재를 통과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아래에는 항목과 계산식만 적었습니다. 남의 회사 사례 숫자는 넣지 않았습니다. 다른 공장의 절감률은 우리 공장에서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왜 구매단가로는 판단이 안 되나
자재를 금액 기준으로 줄 세우면 위쪽 소수 품목이 금액의 큰 몫을 차지하고, 아래쪽 다수 품목이 금액에서는 작은 몫만 차지하는 형태가 대체로 나타납니다. 구매 조직의 관심과 관리 공수는 자연히 위쪽에 쏠립니다. 단가 1%를 깎는 협상이 훨씬 눈에 보이는 성과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여기입니다. 관리 공수는 금액이 아니라 품목 수와 거래 건수를 따라갑니다. 3천만 원짜리 설비 부품 하나를 발주하는 일과 3만 원짜리 와셔 한 박스를 발주하는 일은, 들어가는 사무 공수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금액 비중이 작은 쪽에 건수가 몰려 있으면 관리비는 그쪽에 몰립니다.
흔히 인용되는 “품목 수 80%, 금액 5%” 같은 수치는 회사마다 다릅니다. 인용하지 말고 직접 뽑으십시오. ERP에서 지난 1년치 품목별 사용금액을 내림차순으로 정렬하고 누적 비중 열을 하나 추가하면 끝입니다. 5분이면 나오고, 이 글의 어떤 설명보다 정확합니다. 그 곡선의 꼬리 구간이 이 글이 말하는 C급 자재입니다.
숨은 비용 여섯 항목과 계산식
① 발주·검수 공수
품목 수가 많고 소량 다빈도로 사는 자재일수록 건당 사무 공수가 누적됩니다. 재고 확인, 견적·발주, 입고 대응, 검수, 전표 처리, 매입 대사까지가 한 건입니다.
② 정기 실사 공수
월말·분기말 재고조사에 투입되는 인원과 시간, 그리고 실사 때문에 생산이 멈춘다면 그 시간까지 포함합니다. 실사 후 차이 원인을 추적하고 조정전표를 처리하는 시간도 여기에 들어갑니다.
③ 결품에 따른 라인정지
대개 금액이 가장 큰 항목입니다. 그리고 가장 기록이 안 되는 항목입니다. 볼트 하나가 없어 라인이 40분 서면 그 손실은 볼트값과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정지 시간뿐 아니라 순서 변경, 재준비(셋업), 재작업, 납기 지연 대응까지가 한 건의 비용입니다.
④ 과잉재고 점유비용
“없어서 서는 것보다 낫다”는 판단이 쌓이면 재고는 계속 늘어납니다. 여기에는 자본비용, 보관 공간, 관리 공수, 장기 체화에 따른 폐기·평가손이 함께 걸립니다.
⑤ 긴급발주 프리미엄
결품이 임박해 급히 사는 순간 단가는 협상력을 잃습니다. 소량 구매 할증, 특송비, 담당자의 긴급 대응 시간, 때로는 규격이 다른 대체품을 비싸게 사는 비용까지 붙습니다.
⑥ 분실·혼입·감모 손실
실사에서 원인 불명으로 사라지는 수량, 규격이 섞여 못 쓰게 된 자재, 그 혼입 때문에 발생한 재작업이 여기 들어갑니다. 조정전표로 처리되는 순간 비용이 아니라 ‘차이’로 기록되기 때문에 관리 대상에서 빠집니다.
빈칸 계산표, 그대로 채워 쓰기
아래 세 표를 그대로 옮겨 쓰면 됩니다. 정확한 값이 없으면 보수적인 추정치를 넣되, 추정한 칸은 표시해 두십시오. 나중에 결재에서 반드시 그 칸을 질문받습니다.
표 1. 기초 입력값
| 입력 항목 | 기호 | 단위 | 우리 회사 값 |
|---|---|---|---|
| C급 자재 연간 구매금액 | P | 원 / 년 | 기입 |
| C급 관리 품목 수 | N | 품목 | 기입 |
| 자재 담당 인건비 단가(부대비용 포함) | W | 원 / 시간 | 기입 |
| 생산 1시간 정지 손실(공헌이익 기준) | L | 원 / 시간 | 기입 |
| C급 자재 연간 발주 건수 | O | 건 / 년 | 기입 |
| 평균 재고보유금액 | I | 원 | 기입 |
| 자본비용률(사내 기준 또는 차입금리) | r | % / 년 | 기입 |
표 2. 항목별 연간 관리비용
| 비용 항목 | 계산식 | 우리 회사 값 |
|---|---|---|
| ① 발주·검수 공수 | O × 건당 소요시간 × W | 원 / 년 |
| ② 정기 실사 공수 | 인원 × 소요시간 × 횟수 × W (+ 정지시간 × L) | 원 / 년 |
| ③ 결품 라인정지 | 결품 건수 × 평균 정지시간 × L + 부수 대응비 | 원 / 년 |
| ④ 과잉재고 점유 | I × (r + 보관·관리·손실 비율) | 원 / 년 |
| ⑤ 긴급발주 프리미엄 | 긴급 건수 × 단가 차액 + 특송비 + 대응 공수 × W | 원 / 년 |
| ⑥ 분실·혼입·감모 | 원인 불명 조정금액 + 혼입 폐기·재작업 금액 | 원 / 년 |
| 합계 M | ① + ② + ③ + ④ + ⑤ + ⑥ | 원 / 년 |
표 3. 해석 지표
| 지표 | 계산식 | 우리 값 | 읽는 법 |
|---|---|---|---|
| 관리비 배수 | M ÷ P | 배 | 1을 넘으면 부품값보다 관리비가 크다는 뜻. 이 한 줄이 결재 문서의 제목이 됩니다. |
| 품목당 연간 관리비 | M ÷ N | 원 | 이 값보다 싼 품목은 관리 자체를 단순화(통합구매·일괄불출)하는 편이 낫습니다. |
| 발주 1건당 관리비 | ① ÷ O | 원 | 발주 자동화로 얻을 수 있는 건당 효익의 상한선. |
| 연간 투입 시간 | (① + ②) ÷ W | 시간 | “사람 몇 명 몫인가”로 환산하면 설득력이 가장 큽니다. |
계산할 때 자주 틀리는 지점
- 인건비 단가를 급여÷근무시간으로 잡는 것. 4대보험·상여·복리후생·관리간접을 포함한 실부담 기준으로 올려야 합니다. 이걸 빼면 ①②가 통째로 과소평가됩니다.
- 라인정지 손실을 매출로 환산하는 것. 과대계상이 됩니다. 잔업으로 만회 가능한 정지라면 잔업 할증분만, 만회 불가능한 정지라면 시간당 공헌이익으로 잡는 것이 맞습니다.
- ③과 ⑤의 이중계상. 결품 때문에 긴급발주를 했다면 그 건은 한쪽에만 넣습니다. 둘 다 넣으면 숫자가 부풀고, 부풀린 숫자는 결재에서 무너집니다.
- ④를 창고 임차료로만 잡는 것. 자가 건물이어도 자본비용과 기회비용은 존재합니다. 반대로 이미 비어 있는 공간이라면 증분비용은 0에 가까우니 자본비용률만 적용하는 게 정직합니다.
- ⑥에 이미 처리한 폐기를 다시 넣는 것. 원인이 규명돼 다른 항목에 반영된 금액은 빼고, 순수하게 설명되지 않은 차이만 남깁니다.
- 개선 효과를 100%로 가정하는 것. 어떤 방식을 도입해도 ①②는 0이 되지 않습니다. 절감률을 보수적으로 잡고, 그래도 성립하는지 보는 편이 결과적으로 통과율이 높습니다.
숫자가 나온 뒤에 할 일
합계 M보다 M의 구성비를 봐야 합니다. 어느 항목이 큰지에 따라 손댈 곳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 ①+②가 M의 절반 이상이라면, 기록과 실사에 사람 시간이 갈려 나가고 있습니다. 이 영역은 규정이나 교육으로는 잘 줄지 않습니다. 사람이 세고 적는 행위 자체를 측정으로 대체해야 줄어듭니다.
- ③+⑤가 크다면, 재고가 얼마 남았는지를 제때 모르는 것이 원인입니다. 발주점 기준과 리드타임을 먼저 재정비하고, 그다음 잔량을 실시간으로 알 방법을 봅니다.
- ④가 크다면, 센서를 깔아도 발주 정책이 그대로면 ④는 줄지 않습니다. 발주 로트 크기와 안전재고 산정부터 손대야 합니다.
- ⑥가 크다면, 보관 설계(한 용기 한 품목, 유사 규격 분리)가 먼저입니다. 원인별 대응은 전산·실물 재고 불일치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이 표가 한 번 만들어지면 견적 비교의 기준이 생깁니다. 초기 투자가 0인 제안과 초기 투자가 있는 제안을 같은 자로 비교하려면 결국 M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그리고 그 대가로 무엇이 묶이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C-Parts 자동 재고관리 3가지 방식 비교).
하나전자저울(주)의 SIMS는 이 중 ①②③⑥에 직접 작용하는 시스템입니다. 자재함·랙 하부의 정밀 로드셀(1/50,000 분해능)이 중량 변화를 수량으로 환산해 재고를 실시간 차감하므로 세고 적는 공수가 사라지고, 설정 수량 이하에서 자동으로 발주 알림이 뜨며, 결과가 ERP·SAP로 연동됩니다. ④는 앞서 적은 대로 발주 정책의 문제라 시스템만으로 해결된다고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무상 현장 진단 신청
표를 채우다 막히는 칸이 있으면 함께 채워 드립니다. 현장을 보고 발주 건수·실사 공수·결품 이력을 근거로 우리 회사 기준의 M을 산출하는 데까지 도와 드립니다. 비용은 없으며, 진단 결과만 받고 도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품목별 사용금액 분포 확인 및 C급 구간 정의
- 발주·검수·실사 공수 실측 방법 안내와 항목별 비용 산정
- 자동화로 줄어드는 항목과 줄지 않는 항목의 구분